200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인쇄회로기판(PCB) 산업은 80% 축소되었습니다. 제조사 수는 2,500개에서 145개로 줄었고, PCB 산업 가치는 10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생산 능력도 상실되었습니다.
Calumet Electronics의 COO 토드 브래스아드(Todd Brassard)는 “최첨단 기술 유지에 실패했다”고 언급했습니다.
Calumet은 미국 PCB 산업에서 살아남은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미국 방위·무기 시스템에 사용되는 핵심 PCB 및 IC 기판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생존자는 미국 방위 공급망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부족 현상·그러나 다른 양상
미국 방위 공급망은 현재 소비자 및 자동차 전자 산업이 겪고 있는 것과 동일한 부족 현상에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 관계자들이 소비자 및 자동차 전자 제품의 공급망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는 반면, 방위 산업의 절박한 외침은 브래스아드에 따르면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완고함에 있습니다. 미국은 첨단 방위·무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이러한 제품을 직접 설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2000년부터 2015년까지 PCB 및 IC 제조업체가 대폭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은 상업적 논리에 따라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도록 허용했으며, 20년간의 ‘탈산업화’ 정부 정책도 맞물리면서 대만과 중국이 부품 제조의 중심지가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미국 방위 산업에 중요한 PCB 상당수는 더 이상 미국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국방부(DoD)는 핵심 부품 확보를 중국·대만 등 외국 공급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커패시터 역시 미국 내 확보가 매우 어려워, 전자 산업 내에서 두 번째로 위조 발생이 많은 부품이라는 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관계자들의 논의는 이루어졌으나, 핵심 방위 전자 부품의 미국 내 제조 역량 향상을 위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DoD 엔지니어와 조달 전문가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에서 PCB 등 핵심 부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달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임시방편으로는 공급이 워낙 제한적이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수요의 문제가 아님
우주항공·방위용 전자 부품 수요는 다른 전자 산업과 비교할 때 현저히 적습니다. 현재 해당 수요는 2020년 대비 6% 증가한 수준입니다.
한편, 자동차 산업 수요는 60% 증가했고, 산업용은 30%, 통신은 80%, 컴퓨팅은 30% 증가했습니다.
우주항공·방위 산업의 수요가 이렇게 낮은데도 왜 위기에 처한 걸까요? 그 답은 간단합니다. 타 산업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요가 우주항공·방위 산업의 핵심 부품 접근성을 직접적으로 저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장들은 우주항공·방위 전용이 아닌 범용 부품 생산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모두가 동일한 반도체를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소비자 전자·통신·자동차 산업이 대체로 가격을 더 높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상업용 항공 수요가 줄면서 일부 공장 생산 능력이 남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리드타임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 커넥터의 리드타임은 2020년 1분기 8~10주에서 2021년 16~18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으며, 복잡한 커넥터는 최대 36주, 일부 반도체 리드타임은 33~44주에 이르고 있습니다.
TTI Americas의 사장 돈 에이커리(Don Akery)는 연말까지 리드타임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말이 돼야 리드타임이 단축될 것이고,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내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로서는 방위 산업 공급망이 어려운 상황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