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조지타운 대학교 컴퓨터공학 부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Cal Newport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글을 게재하며 끊임없이 바쁜 현대 사회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상징적인 ‘접시’ 위에 쌓인 애매한 프로젝트·즉흥적 약속·짧은 전화 및 소규모 업무 등의 의무가 놀라운 속도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근황을 물으면 예전처럼 무심하게 ‘괜찮아’라고 대답하기보다, ‘바빠’라는 지친 한 마디가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최근 10여 년간 그의 연구와 저술은 오늘날 많은 미국인들이 겪고 있는 과잉활동·과도한 업무 문화를 비판하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2021년 해당 글에서 그는 이 현상을 “만성 과부하의 유행병”이라 선언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시간이 더욱 부족해진 이유
오늘날 수많은 전문가들이 겪고 있는 ‘만성 과부하(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는 단일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요인들이 우리의 주의력을 잠식하며, 무의식적으로 더 많은 일과 프로젝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다수 기업이 성과·확장·최적화에 대한 끝없는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직원 생산성 모니터링’과 같은 신생 플랫폼 및 기술들이 등장해 직원들의 산출물을 엄격히 관리함으로써 실제로는 건강한 휴식조차 장려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든 요인에 더해,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는 한계 없는 요구까지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인텔·통계·문서 등 각종 사실과 수치를 모으기 위해 끊임없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며, 이는 지식 기반 경제에서 필수가 된 새로운 ‘화폐’와 다름없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에 대한 수요 증가
1950년대 경영 컨설턴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처음으로 사용한 “지식 노동자”라는 용어는, 특정 전문성·분석력·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조직에 중요한, 때로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더하는 고도 전문직 종사자를 의미합니다. (Corporate Finance Institute는 이들을 “정규 교육을 통해 습득한 이론적·분석적 지식을 바탕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고숙련 인재”라고 정의합니다.)
지식 노동자에는 과학자·프로그래머·건축가·변호사·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종이 포함됩니다. 이처럼 현대 사회가 기술 혁신·과학적 발견·첨단 공학 분야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21세기에는 지식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식 노동자에는 과학자·프로그래머·건축가·변호사·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종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지난 20여 년간 이 전문가 계층의 가파른 확대와 함께 정보에 대한 수요도 비례해 크게 늘어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최근 기업과 기술업체들의 보고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대부분이 지식 노동자임이 확실시됨)들이 근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리서치·데이터 탐색·정보 수집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상에서 낭비되는 시간의 실체
인공지능 기업 Glean이 실시한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사무직 직원은 하루 평균 2시간, 즉 전체 주간 근무 시간의 25%를 문서·정보·업무 관련 인물을 찾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 Coveo가 실시한 최신 연구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낭비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2022 Workplace Relevance Report에서 이 기업은 “평균 직원이 이제 하루 3.6시간을 직장 내 정보 탐색에 쓰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시간 증가한 수치입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며 Coveo는 비효율적인 정보 탐색 관행이 “이익을 잠식하고, 근무 시간을 허비하며, 직원들을 지치고 번아웃에 이르게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Coveo가 2022 Workplace Relevance Report에서 밝히길, 평균 직원은 이제 매일 3.6시간을 직장에서 정보 검색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가장 힘든 이유
이처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시간 낭비 문제는 엔지니어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식 노동자인 이들은 부품·파라미터·크로스 레퍼런스·규제 준수 등 방대한 정보를 관리하며, 관련 정보가 인터넷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탓에 더욱 힘든 상황입니다. 부품 관리 업체 CADENAS가 2022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10만여 명의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 중 거의 절반이 매일 최소 1시간 이상을 부품을 찾는 데 소요한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 엔지니어들이 매일 관리하는 기타 데이터까지 더하면, 실제 정보 탐색에 사용하는 시간은 앞선 여러 연구에서 제시한 수치에 필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품 관리 업체 CADENAS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조사한 10만여 명의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 중 거의 절반이 매일 최소 1시간 이상을 부품 검색에 사용했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영역에서 심각한 비효율입니다. 많은 시스템·설계·NPI 엔지니어 등은 회사의 제품 라인업 및 포트폴리오 혁신, 더 우수한 제품 및 부품 개발을 고객과 전자 산업 전체에 제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싶어 합니다.
데이터 탐색에 빼앗기는 엔지니어의 소중한 시간
Newport가 강조한 만성 과부하의 현실은 부품 엔지니어에게 특히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날, 이들은 부품 검증·수명주기 및 규제 준수 상태 확인·유효한 크로스 레퍼런스 식별 등 서로 연결된 다양한 리서치 기반 업무를 수행합니다. 많은 부품 엔지니어들이 여러 웹사이트·데이터베이스·유통업체 사이트·기타 자료를 넘나들며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낭비되고 있을까?
Z2Data 내부 추정치에 따르면, 부품 엔지니어가 위와 같은 업무에 쏟는 시간은 만만치 않습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개별 부품 검증·수명주기(Lifecycle) 상태 확인·RoHS(유해물질 제한 지침) 규제 준수 여부 확인 등 각각의 검색 작업에 평균 3분씩 소요됩니다(잡음이나 방해 요소가 없다고 가정할 때).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지만, 만약 엔지니어가 매일 이 과정을 5회씩 반복한다면(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임에도 불구), 총 45분이 정보 탐색에 이미 소요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파라메트릭 검색·크로스 레퍼런스 및 사양 비교 등의 업무, 데이터 찾기가 특별히 어려운 경우까지 감안하면 이 시간은 쉽게 두 배로 늘어납니다.
만약 엔지니어가 각 검색 업무를 매일 5회 정도 반복한다면(보수적 기준임), 이미 45분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데이터 찾기로 소모되고 있습니다.
효율성을 저해하는 크로스 레퍼런스 검색 방식
크로스 레퍼런스(호환 대체 부품) 검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부품 엔지니어가 특정 부품의 단종(EOL) 소식을 담은 PCN(제품 변경 통지)을 받거나 해당 부품이 더 이상 규제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크로스(대체 부품)를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엔지니어는 종종 제조사 웹사이트·Digikey 및 Arrow Electronics 등 유통업체 사이트·심지어 경쟁사 페이지까지 샅샅이 뒤져 적합한 대체 부품 후보를 찾습니다. 유망한 부품을 찾으면 해당 데이터시트를(PDF) 다운받아, 모든 사양을 꼼꼼히 확인해 대체 부품이 기존품과 폼·핏·기능이 일치하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엔지니어는 제조사 웹사이트·Digikey 및 Arrow Electronics 등 유통업체 사이트·때로는 경쟁사 페이지까지 탐색해 적합한 크로스를 직접 찾아야 합니다.
엔지니어가 찾는 파라미터에 따라 크로스 검색은 오랜 시간과 상당한 수고가 소요될 수 있습니다. Z2Data는 어려운 크로스 레퍼런스를 전통적 웹 검색 방식으로 찾을 때 평균 15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를 업무 주기마다 반복하면, 대체 부품 탐색 업무는 결국 자원 소모의 주요 원인이 되고, 매끄러워야 할 프로세스가 정체되며 심지어 생산 일정까지 지연됩니다. 어떠한 기업, 어떠한 BOM(자재 명세서)이든 이 방식의 크로스 탐색이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비체계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런 방식의 필연적 결과는, 고도의 전문 지식 노동자가 단순 반복 업무에 매몰되어 고차원적 생산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악순환입니다.
이 업무를 업무 주기 내 여러 번 반복할 경우, 크로스 레퍼런스 탐색은 기업 자원을 소모시키고, 프로세스의 원활한 진행은 물론 양산 일정까지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끝없는 부품 리서치에서 엔지니어를 해방시키려면
끊임없는 잡무와 누적되는 정신적 부담을 연구해온 Cal Newport는, 때때로 특출난 전문가들이 다른 대안을 누릴 수 있었던 사례를 인용하곤 합니다. 2000년대 MIT 박사과정 시절, 그는 여러 천재 컴퓨터 과학자·수학자들과 교류하며 ‘올바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이들은 여유를 갖고, 탐구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있었으며 그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Newport의 저서에는 오랜 시간 비판적 사고에 몰입해 위대한 업적을 낸 과학자·기술자·언론인 등이 여러 차례 언급됩니다. 풍부한 인지적 가용성이 그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다방면에 걸쳐 혁신적인 성과를 일구도록 했습니다.
Newport는 최근 글에서 “너무 많은 이들이 집중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채, 바쁨을 진짜 생산성으로 착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엔지니어에게 상황은 훨씬 복잡합니다. 이들은 바쁨을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바쁨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습니다. 명백한 생산성 대안 대신, 데이터시트 검토·검증·리스크 분석·대체 부품 확보 등 반복되고 지루한 업무에 매일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시간을 절감해 실제로 설계 혁신이나 고차원 기획에 몰입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존재함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엔지니어들이 바쁨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바쁨에 포위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훨씬 복잡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자 산업 전체와 이를 뒷받침하는 엔지니어들은 크로스·수명주기 상태·규제 준수 등 전자 부품 관련 모든 정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방법을 집단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자 산업 전체와 이를 뒷받침하는 엔지니어들은 크로스·수명주기 상태·규제 준수 등 전자 부품 관련 모든 정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방식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엔지니어가 정보 탐색의 비효율을 줄이고 새로운 리서치 프로세스를 체계화한다면, 이제 불필요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전문 지식노동자로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기업의 자산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MIT에서 Newport를 감탄하게 했던 ‘시간을 들이는 진짜 설계’와 같은 창의적이고 몰입도 높은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기업·산업·나아가 사회 전체에 지속적인 지적 성과를 남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