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곳 중 아홉 곳의 기업이 COVID 이후 몇 년간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2022년 McKinsey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에는 공급망 전반에 대한 가시성을 위한 대시보드 도입(67%), 시나리오 플래닝(37%), 충분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조치(53%)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할 확률이 이전보다 1.5~2배 감소했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공급망 리더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공급망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답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임원들은 여전히 오늘날의 혼란과 미래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급속히 확대되는 제재 리스트부터 전례 없는 수준의 공급망 가시성을 요구하는 신규 환경 규제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장벽이 생기면서 리더들은 밤잠을 설치며 다음에는 어떤 리스크가 나타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점점 더 선제적 리스크 완화의 기준이 된 전략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급업체 협업 강화(6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투자(42%)
수요 관리 수준 제고(37%)
이러한 접근 방식들은 올바른 방향일 수 있지만, 현재의 방식으로는 오늘날의 복잡한 리스크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이 전략들에는 두 가지 핵심 요소, 즉 확장성(Scalability)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업체 협업: 한계에 묶인 수작업 중심 프로세스
공급업체 설문조사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급망 중요 정보를 수집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연 1~2회 시행되는 이 설문조사는 규제 준수, 리스크 관리, 전반적인 공급업체 성과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수작업에 의존한 이 방식은, 특히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몇 가지 중요한 한계에 부딪힙니다.
공급업체 조사는 정적인 프로세스
우선, 설문조사는 본질적으로 정적인 정보 수집에 머뭅니다. 설문지와 질의서로 확보한 데이터는 작성 시점에 한정된 일시적인 스냅샷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3월에 공급업체 조사를 진행한 뒤 6월에 해당 공급업체가 금지 대상 리스트에 올라가더라도, 대부분의 기업은 다음 조사 때(최대 1년 후)에야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심각한 가시성 공백을 야기해, 조사 주기 사이에 발생하는 규제 준수 리스크, 법적 책임, 그 외 다양한 혼란에 기업을 노출시킵니다.
공급업체 설문조사는 또 다른 문제를 내포합니다. 곧 시행될 ESG 규제의 수준까지 대응하려면 규모의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규정이 공급업체의 관행과 윤리에 대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요구함에 따라, 1차 공급업체(Tier 1)에게 그 하위 단계(sub-tier) 가시성까지 요구하는 설문조사의 양이 대폭 늘어날 것입니다. 설문 품질과 포괄성, 엄격함을 높이더라도 비협조적 공급업체와 수익성 저하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업체의 설문조사 피로 누적
설문조사 피로감은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24 Voice of the Supplier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급업체의 61%가 “가장 중요한 고객이 정보 요청을 과도하게 보낸다”고 답했습니다. 또 60%는 “가장 중요한 고객이 지나치게 많은 행정 업무를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여러 고객사로부터 방대한 규제 준수 정보를 요구받는 공급업체는 쉽게 과부하에 빠집니다. 특히 중간 규모의 공급업체는 규모가 작은 업체의 요청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거나, 답변을 성의 없이 작성해 제출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응답을 받더라도, 데이터의 품질과 깊이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공급업체 협업 자체의 효과를 더욱 제한시킵니다.
공급업체와 기업의 우선순위 상이
공급망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즉, 최종 제조사에 좋은 일이 공급업체에는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특히 ESG 및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규제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공급업체는 부품, 서브어셈블리, 기타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와 동일한 우선순위나 윤리적 기준을 반드시 공유하지는 않습니다.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고 고객을 붙잡으며, 규제 문제를 피하려는 과정에서, 공급업체는 필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보고하거나 규제 준수 현황을 과장, 누락할 위험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와 의사 결정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 로드맵 없는 도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물결과 함께, CO₂ 배출량부터 공급업체 리스크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양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솔루션 채택은 현대화라는 긍정적 신호이지만, 많은 기업이 종합적 로드맵 없이 무분별하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포인트 솔루션이 데이터 파편화 유발
오늘날 시중 솔루션의 대부분은 ESG 점수 산출, 공급업체 재무 안정성 모니터링 등 아주 특정 과제만을 겨냥한 ‘포인트 솔루션’입니다. 시장의 특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서로 연결되지 않은 기술 솔루션을 로드맵 없이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데이터 사일로가 난립하는 복잡한 기술 환경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BetterCloud에 따르면, 오늘날 기업은 평균 112개 SaaS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며, 직원은 하루 1,100회 이상 35개 핵심 앱을 오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툴들은 개별적 과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데이터 파편화라는 더 넓은 문제를 낳습니다. 데이터 파편화란 정보가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흩어져 체계화되지 않고, 서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선 전체 공급망을 하나의 통합적 관점으로 가시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통합 데이터 부족이 공급망 가시성을 제한
이처럼 데이터 통합이 부족하면, 많은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치명적인 결함, 즉 가시성 부족으로 이어집니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말하는 ‘공급망 가시성 부족’은 데이터 부족을 의미하지만, 현재는 데이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종합이 불가능한 또 다른 차원의 가시성 결여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데이터셋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이미 보유한 데이터마저 전체 그림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데이터 사일로 자체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며, 많은 기업이 오랜 시간 이를 해소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부서 간 데이터 가시성과 협업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기술 플랫폼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면 오히려 심각한 분절·파편화만 심화됩니다. 이런 분절된 데이터 생태계에서는, 공급망 핵심 취약점이나 내부 운영 상의 리스크를 간과하게 됩니다.
데이터 통합을 위해 그림자 IT 사용 증가
많은 직원들이 데이터베이스 간 통합이 불가능할 때, Google Sheets나 로우코드 툴 등 승인받지 않은 소프트웨어(그림자 IT)나 수작업 방식에 의존해 데이터를 집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임시방편은 데이터 정확성과 사이버 보안 측면에서 또 다른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실제로, 기업이 사용하는 SaaS 솔루션의 32%는 IT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시스템에는 오류도 빈번합니다. 2024년 학술 연구에 따르면,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위해 사용된 스프레드시트의 94%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어 심각한 재무 손실이나 운영 실수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대부분 수작업 복사-붙여넣기를 통해 수집되며, 검증을 위한 표준 절차도 없어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 사일로만 쌓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리스크 관리와 각종 평가를 위해 데이터가 점점 더 많이 쌓이게 되면서, 견고한 기술 전략이 없다면 SCRM(Supply Chain Risk Management·공급망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에 방대한 양의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축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 관리의 데이터 문제
수요 관리는 자원의 최적화 및 공급 능력과의 정렬에 필수적이지만, 그 성공은 한 가지 핵심 과제, 즉 데이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수요 관리는 정확하고 정제된 데이터에 기반해 예측과 계획이 이뤄집니다. 그러나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구식이거나 파편화되어 있다면, 아무리 치밀한 수요 관리 전략도 기대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오염된 데이터로 인해 신뢰성 저하
수요 관리의 성공 여부는, 예측을 위해 투입되는 데이터의 신뢰성과 일관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영업, 마케팅, 공급업체, 과거 기록 등 소스별로 데이터가 불일치하거나 부정확하다면 전체 프로세스가 흔들립니다. Gartner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품질 저하로 인해 기업은 한 해 평균 최소 1,290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Z2Data의 제품 BOM(자재 명세서) 분석 역시 부정확한 데이터가 공급망 운영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분석 결과, 기업들은 Texas Instruments 제품을 표기하는데 500개가 넘는 철자 변형을 사용해, 공급업체 관리와 트래킹에서 불필요한 복잡성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데이터 혼란은 매출 손실을 부르는 공급 부족, 혹은 반대로 재고 비용을 높이고 제품을 낭비하는 과잉 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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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업체 데이터의 검증 절차 부재
많은 기업들은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리드타임이나 재고 정보 등의 데이터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도, 이를 검증할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없습니다. 만약 해당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는다면, 중대한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Z2Data 분석 결과, 2023년에 단종(EOL)된 473,190개 부품 중 약 142,000개, 즉 30%는 제조사로부터 PCN(제품 변경 통지)이 발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증되지 않았거나 불완전한 데이터에 의존하면, 기업은 갑작스러운 품귀나 납기 지연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는 더 나은 수요 관리 통제가 있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습니다. 데이터가 부정확한 경우, 기업은 불완전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에 기대 급박하게 대응하게 됩니다. 규제상 요구되는 데이터 수집·관리량이 늘어날수록, 데이터 정확성과 검증 문제는 더 악화되어 기존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입니다.
동적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크게 진화했음에도, 현재의 접근 방식은 복잡해진 공급망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작업 설문조사, 분절된 디지털 생태계,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 등은 기업의 가시성과 확장성에 공백을 만들고, 규제 리스크와 공급망 혼란에 기업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한계는 현대 공급망의 유동적이고 상호 연결된 과제를 해결하려면, 단지 미래지향적일 뿐 아니라 실제로 실행 가능한 전략, 특히 확장성과 실시간 데이터 통합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아무리 의도가 좋은 리스크 관리 노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